슬픈 사랑을 해보셨나 봐요
오래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사랑의 응원.
꽤 오래전, 연신내의 한 서점에서 『상사병』이라는 책을 산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해서 자주 들르던 곳이었지만, 그날 계산대에 있던 분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마감이 가까운 늦은 시간이었고, 아마 서점의 주인이거나 꽤 오래 그곳에서 일한 분이었던 것 같다.
그분은 내가 내민 책을 계산하다가 표지에 적힌 카피를 소리 내어 읽었다.
그러더니 문득 내게 물었다.
“슬픈 사랑을 해보셨나 봐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러자 그분은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웃었다.
“어어? 진짠가 보네요.”
그리고는 조금 더 궁금해진다는 듯 몇 마디를 덧붙이다가, 계산서와 함께 책을 내밀며 말했다.
슬픈 사랑이든 행복한 사랑이든, 응원하겠다고.
그게 전부였다.
나는 그분의 이름도 모르고, 그날 이후 다시 마주쳤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짧은 대화만은 아주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왜였을까.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닌 사랑을 궁금해하고,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에 마음을 쓰고, 때로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사랑이 행복하기를 바라게 되는 것.
그래서 이곳에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행복했던 사랑과 슬펐던 사랑. 이루어진 사랑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사람을 향한 사랑과, 미처 사랑이라고 부르지 못했던 마음까지.
모든 이야기는 결국 사랑을 이야기하니까.
— bitandink